오피니언 칼럼

[기고] 병든 고령 수감자, 이제는 '생명과 인권'으로 바라보아야 할 때입니다

중앙신문 기자
성악가 조우정(이사벨)새민주 문화예술특별위원장
조우정 성악가(새민주 문화예술특별위원장) 

우리나라 교정 행정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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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0년 전부터 수도권과 지방 교도소를 방문하며 우리가 알지 못했던 고령 수감자들의 현장을 직접 보고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안에는 피를 토하는 말기 암 환자, 손과 발이 마비되어 글조차 쓸 수 없는 파킨슨병 환자, 실명 위기에 놓인 시각 질환자,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치매 환자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65세 이상의 고령자이며, 10년 이상 장기 복역 중인 이들입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여전히 형기를 다 채울 때까지 교도소에 그대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인간다운 마지막 삶을 보낼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 등 선진국은 생명이 위태로운 고령 수감자에 대해 '자동 가석방'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남은 생을 가족과 함께 보내라는 인도주의적 판단입니다.

교정의 목적은 단순한 처벌이 아닌 교화입니다. 그러나 육체적, 정신적으로 교화가 불가능한 상태에서도 무조건 수감만이 답일까요?

문제는 이 불균형한 현실이 '돈과 권력'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힘 있는 일부는 쉽게 풀려나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은 끝까지 수감생활을 이어가는 현실을 목격하게 됩니다. 우리는 이런 구조적 불공정성에도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죄를 지었으니 감옥에 있어야 한다." 이 말은 너무도 쉬운 말입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내 가족이라면, 내 아버지이자 어머니라면,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을까요?

고령 수감자 문제는 단지 수감자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들을 관리하는 교도관들 역시 과도한 업무 부담에 시달리고 있으며, 인원 초과로 인해 수용시설 내 방치 문제도 심각합니다. 결국 우리 사회가 더 큰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셈입니다.

지금 우리는 기후 위기, 자연재난, 경제 불황 등 복합적인 위기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럴수록 우리 사회는 '더 따뜻한 연대'가 필요합니다. 약자에 대한 배려와 생명에 대한 존중이야말로 건강한 국가의 기준입니다.

이제는 법의 형평성과 함께 '삶의 인간성'을 회복할 제도가 필요합니다. 병든 고령 수감자들에게 최소한의 존엄을 지켜주는 사회, 그것이 진짜 정의로운 사회입니다.

더 따뜻한 대한민국, 지금 우리가 다시 만들어가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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