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양평 용문산관광단지에서 사이좋게 손잡고 용문사로 오르던 여러 쌍의 노년 부부를 봤다. 옆에선 가족 단위로 온 이들과 연인들, 친구사이로 보이는 이들도 '하하 호호'하며 모두 다정한 모습이었다. 또 전날 오후 안성 금광호수에선 숨이 차 걷기 힘들어하는 할아버지 손을 잡고 부축하며 미소 짓는 손녀가 있었다. 금강호수 전망대에 올라 한 곳을 가리키며, 자신의 아버지에게 '저기 저 집, 들깨칼국수가 그렇게 맛있대요, 오늘 점심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들깨칼국수 어떠세요'라며 묻는 중년의 키 큰 아들이 있었다.
5월에 어버이날이 있어 그런가, 아버지를 여읜 내겐 아직도 이런 장면들이 인상 깊다. 이런 풍경들은 우리나라 보통의 가정 풍경이다. 그런데 그 평범함이 이토록 눈부신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가정의 달 5월, 이런 날들이 '사랑이자 삶이기 때문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5월은 단지 새로 피어나는 푸르른 봄과 여름 사이의 달이 아니다. 이른 햇살과 꽃잎 사이로 스며든 이름들 덕분에 이 달은 특별하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그리고 근로자의 날 모두도 포함되지만 또한 그 속에서 다른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날이 연달아 이어진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늘 사랑하면서도 표현을 미루고 감사하면서도 인사말 한마디를 아끼며 살아왔다.
어린이날은 아이에게 선물을 주는 날만이 아니다.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다시 배우는 날이어야 한다. 그래야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어버이날에는 말없이 버텨온 부모의 등을 바라보며 '고맙습니다'라는 한마디를 건넬 수 있어야 한다. 전날 안성 금광호수 하늘전망대에 올라 아버지에게 맛있는 들깨칼국수집을 소개하는 아들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스승의 날을 생각하면 나의 삶의 방향을 만들어준 이름들을 떠올리게 하고, 부부의 날은 무던한 일상의 기적을 조용히 다시 확인하게 만든다.
근로자의 날 역시 중요한 날이다. 오늘도 일터에서 흘린 땀이 나라를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한다. 내 노력에 내 곁의 사람들 노력에 '수고했어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이는 오늘도 자신의 일터에서 말없이 수고한다. 가정의 달은 혈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마음을 나누는 모든 관계를 돌아보는 시간이다.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는 태도, 작은 손을 잡아주는 용기, 조용한 응원을 보내는 따뜻함이야말로 이 달이 품은 진짜 의미다.
5월은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누군가를 위한 사람’이 되어간다. 그 이름들을 오늘 한 번 더 불러보자. 아이, 부모, 스승, 동료, 그리고 곁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 당신이 있기에 우리는 오늘도 살아갈 이유를 찾는다. 오늘이 5월의 첫날이다. 이런 5월을 풍성하게 지내야 올해 남은 7개월이 덧없이 즐겁고, 행복하지 않겠는가. 남은 긴 시간을 위해 풍성하게 지낼 5월의 계획을 지금이라도 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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