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탄핵 끝, 이제는 통합으로 가야 할 때

중앙신문 기자
[중앙신문 사설] 코로나 속 독감 유행 조짐 심상찮다. (CG=중앙신문)
[중앙신문 사설] 탄핵 끝, 이제는 통합으로 가야 할 때. (CG=중앙신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결정 이후, 정치권은 다시 한번 거대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지와 반대, 정의와 보복, 승리와 패배라는 단어들이 교차하며 정치권의 언어는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에 진정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말이 아니라 더 깊은 성찰이며, 더 큰 분노가 아니라 더 넓은 통합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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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판결은 이미 내려졌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판결 이후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정치권의 태도다. 일부 정치인은 탄핵을 '빛의 혁명'이라 표현하며 단죄와 책임 추궁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반면, 또 다른 정치인들은 분열과 증오를 멈추고 감정을 절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두 흐름은 모두 국민의 이름을 빌리고 있지만, 정작 국민은 어느 한쪽의 목소리에 전적으로 기대지 못한 채 혼란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정치가 해야 할 일은 국민들이 현재 갖고 있는 상처를 더 벌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루만지는 일이라는 것에는 다 공감할 것이다. 이제는 패자의 분노나 승자의 환호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회복을 위해 정치가 나설 차례다. 지금 이 순간에도 경제는 불안하고, 민생은 절벽 끝에 서 있다. 미국 관세로 이어지는 세계적인 불확실성과 국내 정쟁의 갈등이 겹쳐진 상황에서 분열의 정치는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탄핵은 법적 절차이자 정치적 결과다. 그 무게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무게를 감정으로 덮으려 하거나, 정치적 보복의 명분으로 삼아선 안 된다. 누구든 '내가 옳았다'는 주장에만 몰입하면 통합의 정치는 시작되지 않는다. 이제는 서로의 상처를 인정하고 다름을 품어야 할 때다. 정치권은 솔선수범해 먼저 달라져야 한다. 말보다 행동이 앞서야 하며 서로를 향한 비난보다 국민을 향한 실천이 중심이 돼야 하는 건 피해서는 안 될 분명한 현실이다. 헌재의 판결 이후, 그 누구도 완전히 이기지도 완전히 지지도 않았다. 정치란 원래 그런 것이다. 승패가 아니라 책임이 중심이어야 한다.

이제는 통합이다. '다시 함께'라는 단어를 꺼내야 한다. 탄핵을 찬성했든 반대했든 모든 국민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다. 정치가 국민들의 그 마음을 받아들이고 통합의 정치로 나아갈 수 있다면, 이번 탄핵은 분열의 종착점이 아니라 통합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 누가 먼저 손을 내밀고, 누가 먼저 책임지는지를 분명히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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