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방의회와 자치단체(집행부) 간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와 경기도의회도 사사건건 이견을 보이며 충돌과 파행을 하면서 협치 부족이라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은 협치라는 프로세서가 가동하기 위한 필요조건 인 도의회-집행부 간의 동등하지 못한 권한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지방의회의 독립성 확보와 역량 강화를 위한 '지방의회법' 제정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 최대 지방의회인 경기도의회가 집행부와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지방의회법'이 제정되지 않아 지방의회는 여전히 집행부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 지방의회, '결정'은 하지만 '집행'은 못한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기관이다. 하지만 의결된 정책을 집행하는 것은 자치단체장의 몫이다. 이 때문에 의회 의결이 자치단체장의 업무 수행 지침이 되지만, 동시에 재량권을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더욱이 지방의회 결의안이 집행부에 법적 구속력을 갖지 못해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방의회는 '지방의회법' 제정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2022년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 전문인력 채용이 가능해졌지만, 조직권, 예산편성권, 자체 감사기구 설치권 등 핵심 권한은 여전히 집행부에 예속되어 있다. 예산편성권과 예산안 심의·의결권, 재정통제권을 둘러싼 의회와 집행부 사이의 권한배분 논쟁은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다.
2019년의 경우, 경기도의회는 경기도로부터 편성권을 넘겨받은 300억원의 연정 예산을 109개 사업에 반영했다. 이 과정에서 도의원들의 지역구 예산은 늘어난 반면 정책 예산은 실종됐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예산 연정의 취지가 훼손됐다는 언론의 질타를 받기도 한 바 있다.
경기도의회 임채호 사무처장은 지난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광희 의원을 방문, 지방의회 기능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건의서를 전달했다. 건의서에는 ▲의회사무처 직급 상향 및 중간 직제 신설 ▲지방의회 전문위원 정수 확대 ▲지방의회 자체 감사권 확보 ▲지방의회법 제정 등 전국 지방의회 공통 과제 7건이 담겼다.
경기도의회는 건의서를 통해 지방의회가 조직, 예산, 감사권 등이 없는 '무늬만 독립' 상태로는 지방의회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방의회도 지방자치단체와 동등한 권한과 의무를 가져야 자치 역량 강화와 도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경기도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인구 1위(2025년 3월 기준 1400만 명)를 기록하고 있으며, 예산 규모 또한 35조 원에 육박한다. 이러한 위상에 걸맞게 경기도의회는 지방자치분권 실현을 위한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현우 경기연구원 자치행정연구실장은 지방의회 의정연수원 설립과 관련한 경기도의회 로드맵을 제시하기도 했다.
# '견제와 균형' 실현...도민 삶의 질 향상으로
전문가들은 지방의회, 집행부가 겉으로 협치를 표방하지만 서로에 대한 견제와 감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치조직권과 예산편성권, 자체 감사기구 설치권이 반드시 확보되어야 한다고 입모아 말한다. 지방의회는 감사 필요 사항 발생 시 지자체 감사관실에 감사를 의뢰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방의회의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집행부를 견제·감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방의회 권한 강화는 곧 지방자치 발전으로 이어진다. 지방의회의 자율성과 책임성이 강화될 때,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 수립이 가능해지고, 이는 곧 도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연결될 것이다. 경기도의회의 노력이 '지방의회법' 제정으로 이어져, 진정한 자치분권 실현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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