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분양권 전매 재판 중에 국토부 계약 취소 지시 ‘논란’

이종덕 기자

4건 잇단 무죄 선고…시행사, 뒤늦게 계약 취소 계획 철회

A씨는 내년 1월 남양주 다산신도시 내 새 아파트에 입주할 꿈에 부풀었다가 지난달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었다.

아파트 시행사가 ‘계약 취소 예정’이라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A씨는 2년 전인 2016년 6월 중순 B씨에게 웃돈 2천여만원을 주고 아파트 분양권을 샀다. 이른바 ‘전매’로 새 아파트를 산 것이다.

경찰은 올해 초 남양주 다산신도시에서 전매를 할 수 없는 기간에 분양권을 사고판 90명을 적발해 입건했다. B씨도 여기에 포함돼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재판이 한창 진행 중인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불법 취득한 분양권의 계약을 취소하라’고 해당 지자체에 지시했고, 이 같은 내용은 아파트 시행사에도 전달됐다.

이에 시행사는 B씨와 비슷한 시기에 분양을 받아 분양권을 사고판 90명에게 ‘계약 해지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A씨처럼 웃돈을 주고라도 환경이 좋은 새 아파트에 살고자 한 최종 매수자들이 피해를 봐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그러나 경찰이 적용한 불법 전매 혐의(주택법 위반)에 대해 잇따라 무죄가 선고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광명시청_메인중앙하단_260824
안성시청_바우덕이축제_메인 하단_260908

의정부지법은 지난 18일 주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8월부터 무죄 판결이 나왔고 이번이 4번째다.

해당 아파트는 주택법에 따라 2016년 6월 14일부터 2017년 6월 13일까지 분양권 전매와 전매 알선이 제한됐다.

경찰은 B씨가 이 기간에 분양권을 거래한 것으로 보고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 법원의 판단을 받기에 이르렀다.

B씨 측은 이 기간에 계좌 상 일부 거래가 있었으나 전매는 이미 이 기간 이전에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B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 경찰이 분양권 거래 날짜를 특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수사기관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전매 제한 기간에 아파트 입주자 지위(분양권)를 넘긴 것이 증명됐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범죄의 증명이 없는 상황에 해당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앞선 3건의 사건도 같은 취지로 무죄가 선고됐다.

B씨는 법원에서 유무죄가 가려지기도 전에 정부로부터 범죄자 취급을 받은 셈이다. 잇단 무죄 판결에 해당 아파트 시행사는 결국 계약 취소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 B씨에게 분양권을 산 A씨도 제때 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게 됐다.

문성준 변호사는 “분양권 불법 거래는 마땅히 근절돼야 한다”며 “그러나 무작위 입건·기소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는 만큼 법률 적용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특례시의회_08 (265x118)
260623_인천도시공사

저작권자 © 중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0개의 댓글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