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3일) 오후 양평 개군면을 지나던 길에 뜻밖의 장관을 목격했다. 극성스러운 수천 마리의 까마귀 떼가 하늘을 뒤덮으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왜 까마귀는 이렇게 떼를 지어 다니는 걸까? 호기심이 생겨 인터넷 검색 등 이곳저곳에서 자료를 찾아보니, 그 이유는 놀라웠다. 까마귀는 지능이 높은 동물로 단순히 무리를 짓는 것이 아니라 '협력'의 원리를 알고 '협동'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먹이를 찾을 때도, 포식자로부터 자신들을 지킬 때도, 심지어 잠자리를 정할 때도 철저히 역할을 나누고 서로를 정보를 통해 돕는다고 한다. 혼자 다니면 먹이를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지만, 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한 마리가 먹이를 발견하면 다른 개체들에게 신호를 보내서 함께 먹이를 찾아먹는 방법도 이용된단다.
그러고 보니, 당시 차에서 내려 사진을 찍으려 했던 나를 피해 곧바로 날라 올랐던 게 이해갔다. 자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그런데 이 광경을 보며 문득 지금의 혼란스러운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됐다. 현재 우리나라 정치권을 보면 협력은커녕, 서로를 견제하고 배척하는 데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듯하다. 소상공인은 폐업하고, 경제는 어려워지고, 민생은 팍팍해지는데도 정쟁만 계속되고 있다. 마치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끝없이 다투는 사자들처럼,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립만 이어간다. 계엄이 일어난 지난해 12월 초부터니 도대체 언제까지 갈 건지 걱정이다.
까마귀의 협력은 단순한 본능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전략이다. 무리 중 일부는 망을 보고, 일부는 먹이를 찾으며, 또 다른 일부는 새끼들을 돌본다. 이렇게 역할을 분담하니 무리는 더 안전하고, 더 강해진다. 인간 사회에서도 위기가 닥칠 때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협력과 연대였다. 1997년 외환위기 때, 2008년 금융위기 때,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국민들은 서로를 도우며 어려움을 이겨냈다.
하지만 정치는 거꾸로 가고 있다. 협력보다 대결을, 해결보다 정쟁을 우선하는 모습이 반복된다. 상대의 실패를 기뻐하고, 국민의 어려움을 정쟁의 도구로 삼는다면, 결국 피해를 보는 건 국민뿐이다. 까마귀는 협력한다. 인간보다 단순한 동물이지만, 생존을 위해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한다. 정치인들이라도 이 작은 새들에게 배워야 하지 않을까. 이념과 당리당략을 넘어, 지금 필요한 것은 진영 논리가 아니라 협력이다. 까마귀가 아는 사실을 인간이 모른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슬픈 일 아닐까? 언제든 어디서든 배울 건 배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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