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2시께 인천 월미도에서 영종도 구읍뱃터 선착장으로 향하는 세종호가 천천히 선착장을 떠났다. 배가 출발하자마자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여성 목소리의 안내방송이 끝나니, 곧바로 선장의 안내방송이 이어 나왔다. 모두 승객들이 참고해야 할 안전에 관한 유의사항 안내였다. 그 후 “핸드폰을 분실한 승객께서는 승무원에게 문의 바랍니다”라는 안내도 흘러나왔다. 누가 핸드폰을 잃어버린 듯했다. 출항과 동시에 일어난 작은 해프닝으로 이렇게 짧은 항해가 시작됐다.
선상에 올라서자마자 눈에 띄는 것은 '새우깡 2봉 3500원'이라는 안내판이었다. 갈매기들에게 먹이를 주려는 승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잠시 후 많은 사람들은 새우깡을 들고 갈매기와 한바탕 게임 중이었다.
배는 많은 차량과 관광객을 싣고 영종도 선창작인 구읍뱃터를 향해 힘찬 뱃고동을 울리며 나아갔다. 이날 승객 약 100여 명 중 약 70여명은 선상으로 나와 바닷바람을 맞으며 뱃길을 즐겼다. 이때 시계는 출발 6분이 지난 2시6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배에는 대부분 가족단위 관광객이고, 더러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태국 등의 외국인들도 보였다.
배가 출항하자마자 하늘에는 수백여 마리의 갈매기들이 몰려들었다. '끼룩끼룩' 배가 떠난 것을 눈치챈 듯 갈매기들은 먹이를 찾아 날아왔다. 선상에는 새우깡을 손에 든 사람들이 많았다. 갈매기들에게 주기 위해 집어 들자 순간, 갈매기 한 마리가 손에서 새우깡을 낚아챘다. '와' 깜짝 놀란 승객의 탄성이 터졌다. 곳곳에서 비슷한 광경이 연출됐다. 갈매기들은 새우깡을 향해 아슬아슬한 곡예비행을 펼쳤다. 바람을 가르며 날갯짓하는 모습이 유람선의 짧은 여정에 활력을 더했다.
세종호는 2층에 제1여객실과 제2여객실로 나뉘어 있었다. 2층 밖에 나가보니 거대한 엔진 소리가 '웅웅' 울려 퍼졌다. 한쪽에는 '세종'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운영업체의 이름인 듯했다.
승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자리는 단연 선체 후미였다. 바람을 피하고 뒤쪽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자리는 이미 승객들로 만원이었다. 여기서는 배가 지나온 자리에 생기는 하얀 포말도 한눈에 들어왔다. 왜 명당자리인지 포말을 보고 있자니 느껴졌다.
한 청년은 선체 뒤쪽에서 새우깡을 계속 던지며 갈매기들과 교감 아닌 교감을 하고 있었다.
오후 2시12분, 좌측으로 대형 아파트 단지와 대형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영종도였다. 배는 묵직한 엔진 소리를 내며 영종도를 향해 속도를 냈다. 갈매기 떼 속에는 비둘기 두 마리도 보였다.
그렇게 17분이 지나자 영종도 구읍뱃터 선착장이 눈앞에 펼쳐졌다. 우측으로는 한창 공사 중인 제3연륙교 건설현장이 보였다. 그 모습이 얼핏 보기에 인천대교와 비슷했다. 제3연륙교 공사현장에 잠시 빠져 있을 때, 이내 구읍뱃터에 도착했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배가 도착하자마자 “안녕히 가십시오”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승객들과 배에 실린 차들이 함께 하선했다. 선착장 곳곳에는 직원들이 배치돼 안전을 책임지고 있었다.월미도에서 함께 날아온 갈매기들은 영종도 앞바다에 내려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었다.
영종도 선착장 구읍뱃터에는 월미도로 돌아가려는 사람과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이날 맨 앞에는 오토바이가 서 있었고, 그 옆으로는 자전거 라이딩족 10여 명이 줄지어 서 있었다. 주말을 맞아 영종도를 찾은 듯했다.
그때였다. '두두 두둥' 갑자기 오토바이의 굉음이 터졌다. 이를 듣던 한 여성 시민이 얼굴을 찡그리며 '너무 시끄럽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남성이 웃으며 '그게 바로 남자들의 로망'이라고 답했다.
다시 월미도로, 17분의 여운
친절한 매표소 직원 '인상적'
제3연륙교건설 현장 첫 목도
돌아가는 표 구입을 위해 매표소로 이동하자 학생 두 명이 서 있었다. 한 명만 학생증을 가져왔지만, 직원은 흔쾌히 학생 요금을 적용해 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영종도 여객터미널 매표소에는 약 30명이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마련돼 있었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매표소 앞에서 가장 눈에 띄는 가게는 문을 닫고 있었다. 경기 침체의 여파가 이곳까지 미친 듯했다. 하지만 사람이 몰린 곳도 있었다. 빵집 두 곳은 손님들로 북적였고, 호떡 가게 앞에는 긴 줄이 이어졌다.
바닷가를 따라 걷다 보니 '은하수 광장'이라는 공간이 눈에 띄었다. 그 근처에는 '참숭어 훌치기 장비'를 판매하는 차량도 있었다. 바로 밑 바닷가에서 숭어가 많이 잡히는 듯했다.
영종도는 인천대교를 통해서도 접근할 수 있다. 또한 현재 공사 중인 제3연륙교가 개통되면 이동이 더욱 편리해질 전망이다.
기자는 1시간가량 머문 후 3시30분 배를 타고 다시 월미도로 향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바닷바람과 많은 사람들, 갈매기들의 새우깡 먹기 전쟁 속에서 즐거운 기억 뿐이다. 세종호에는 몸집이 큰 건설 장비인 기중기와 대형버스도 실렸다. 이렇게 큰 대형버스와 기중기는 후진으로 실어야 한다. 배에서는 회전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영종도에는 횟집, 조개구이집, 바이크 대여점, 커피 전문점, 빵집 등이 즐비해 있었다. 바다를 따라 자리 잡은 상점들엔 다소 손님들이 있었다. 17분의 항해, 왕복 40여 분의 짧은 항해였지만, 그 속에는 수많은 순간들이 담겨 있었다. 새우깡을 낚아채던 갈매기들, 오토바이 굉음에 찡그렸던 시민, 배에서 내린 후 빵집으로 몰려가던 사람들. 모두가 바다 위에서 스쳐 간 짧은 이야기의 일부였다.
유람선은 다시 월미도를 향해 출발했다. 뱃길을 따라, 갈매기들도 또다시 함께 날아올랐다.
평일 월미도 출발 첫 배는 오전 8시, 마지막 배는 오후 6시다. 또 영종도 출발 첫 배는 오전 7시30분, 마지막 배는 오후 6시30분이다. 주말 및 공휴일 운항 시간은 월미도 출발 첫 배 오전 9시, 마지막 배 오후 5시이다. 영종도 출발 첫 배는 오전 9시30분, 마지막 배는 오후 5시30분이다. 운항 시간은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차량 운송 시 추가 요금이 적용된다. 뱃길은 짧았지만, 매력 넘치는 훌륭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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