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수원과 화성 시민들은 오늘도 전투기 굉음에 시달린다. 수원 군 공항(수원비행장)은 1954년 설치된 이후 반세기가 넘도록 지역 주민들의 삶 속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그러나 공항 운영으로 인한 소음은 끊임없이 주민들을 괴롭히는 존재다. '군용비행장·군사격장 소음 방지 및 피해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군소음보상법)'이 시행되면서 소음 피해 주민들에게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하며, 주민들의 고통은 현재 진행형이다.
#군공항 소음 피해, 얼마나 심각한가?
중앙신문이 수원시에 요청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수원 군 공항 소음 영향권 내 주택 거주자는 총 6만2519명에 달한다. 이는 수원시 전체 인구(123만2204명)의 약 5.07%에 해당하는 수치다. 소음 정도에 따라 1종(95웨클 이상), 2종(90~95웨클 미만), 3종(85~90웨클 미만)으로 나뉘는데, 1종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은 2802명, 2종 지역은 1만5112명, 3종 지역은 4만4605명이다. 소음 피해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소음으로 인한 수면 방해, 학습 및 업무 집중력 저하는 물론, 불안, 스트레스, 우울증 등 정신 건강 문제까지 야기한다. 또한, 대화 단절, 사회 활동 제약 등 사회적 관계 악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과거 전투기 추락 사고를 경험한 주민들은 소음만 들려도 불안감을 느끼는 등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에 거주하는 40대 A씨는 "지금은 겨울이라 창문을 꽁꽁 막아놔 그나마 낫지만 이외의 계절에는 (전투기 소음 때문에)창문 열기조차 어렵다"며 "공군의 행사라도 있는 날에는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같은구 서둔동에 거주하는 50대 B씨도 "자녀가 어릴때부터 겪은 소음피해로 대학생이 된 지금은 출가해 혼자 살고 있다"며 "그동안의 피해에 비하면 정부의 보상금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화성시 병점에 거주하는 30대 C씨는 "우리 아파트의 경우, 보상 기준에서 조금 벗어나 소음은 소음대로 겪으면서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피해 실태 조사와 보상 기준 조정을 호소했다. 또 다른 50대 주민 D씨는 는 "통화나 업무 중 전투기가 지나가면 소리 때문에 하던 일을 멈추기 일쑤"라며 "이러한 상황에 익숙해진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군소음보상법에 따라 2023년에는 5만785명에게 137억8700만원, 2024년에는 4만9523명에게 139억7300만원의 피해보상금이 지급되었다. 보상금은 소음 정도에 따라 월 3만원에서 6만원까지 차등 지급되지만, 전입 시기나 근무지 위치에 따라 감액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감액 기준 때문에 오랫동안 소음 피해를 겪어온 주민들조차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특히 1989년 이후 소음대책지역으로 전입한 주민은 최대 50%까지 감액될 수 있어, 실질적인 보상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소음대책지역 내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상시 근로자는 보상 대상에서 제외되어, 소음으로 인한 업무 방해, 집중력 저하 등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화성시 봉담에 거주하는 60대 주민은 "소음도 문제지만, 고도 제한 때문에 군 공항 주변은 발전이 너무 안 되었다"며 "군 공항 이전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현재 피해를 보는 주민들을 위한 확실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몇 년 전 전투기가 인근 동네에 추락한 사고 이후 전투기 소리만 들리면 또 그런 사고가 발생할까 봐 무섭다"며 안전 문제를 제기했다.
#도저히 나아지지 않는 해묵은 갈등 '비행소음' 해법은 없나
수원 군 공항 이전 문제는 20여 년 전부터 논의되어 왔지만, 여전히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전 후보지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의 반발 또한 거세다. 군 공항은 안보와 직결된 문제로 국방부는 사실상 요지부동인 인데다. 수원과 화성은 군공항의 이전문제가 불거 질때마다 창과 방패의 논리로 싸우고 있는 형국이다.
수원 군 공항 소음 문제는 단순한 민원 차원을 넘어, 주민들의 삶의 질과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군 공항 이전이라는 문제에 앞서 당장의 소음 피해 주민들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과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소음 기준을 현실적으로 조정하고, 보상 범위를 확대하여 소음 피해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 또한, 전입 시기, 근무지 위치에 따른 감액 기준을 폐지하고, 보상금 산정 방식을 개선하여 실질적인 피해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수원 군 공항 소음 문제는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부와 지자체, 군 당국은 주민들의 고통을 경시하지 말고,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소음과의 전쟁'을 끝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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